이 영화는 딱 계급차별을 꼬집는 내용이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 다만.... 정말정말 재미가 없어서... 다 보는데 오랜 기간이 걸렸다. 재미도가 낮고 연출이 느릿느릿해서 책으로 치자면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는 느낌인데, 그렇다고 해서 영화의 메시지 전달이 안 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인구는 10억명이고, 계급아래 선이 그어져 있는 사람들은 힌두교도만 쳐도 대충 8억명이다. 8억의 사람들이 이유없는 증오에 묶여있는 샘이다. 영화속의 가족은 같은 마을에 사는 같은 사람들에 비해 계급이 낮아서 친구를 사귈 수도 없고, 당연하게 강간을 당하고, 우물에 빠져 죽고, 폭력을 받아낸다. 괴롭히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이유가 없는 것이 제일 분통 터진다. 같은 사람끼리 이유없이 미워하고 해치는 것이다.. 심지어 상대방과 악수도, 존경의 의미로 하는 인사도 마음대로 못 한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학창시절에 언제든 존재했던 따돌림 문제가 생각났다. 따돌리는 이유는 딱히 없는데 가해자들은 당연하게 행동하면서 피해자를 깎아내리고 선을 긋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괴롭힌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도 휘말려서 편을 가르게 되고, 피해자는 그 속에서 억울함을 넘어서서 내가 뭔가 잘못했나? 내가 못나서 그런가? 하고 자기 혐오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인도인들의 계급차별은 거대한 따돌림 문제와 같다. 이런 문제를 직면할 때마다 따돌림과 차별은 어떻게 없앨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데, 예전에 '돼지의 왕'의 연상호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어릴때부터 철학 교육을 받는 것이 해결책 중 하나라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어떻게든 무리지어서 살게 되어있다. 무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사람들끼리 나뉘게 되고 다른 그룹을 나와(또는 내가 속한 그룹과는) 다르다고 인식하게 된다. 여기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은 타인을 이상하고 나쁜 사람이라 정의할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차별하는 마음이 생겨날 것이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하지만 같은 그룹의 사람들이라고 해도, 내가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이다. 부모의 몸을 타고 태어나도 엄연히 타인이고, 형제자매여도 취향기호가 다르다. 사람이라면 타인의 다름을 인정해야하는데, 이부분에서 철학적인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사실 연상호 감독님의 인터뷰는 너무너무 짧았기 때문에 철학교육의 필요가 이런 의도인지는 정확치 않다ㅋㅋ)

아무튼, 영화를 보면서 근본적인 차별과 이유없는 증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사족이지만 영화 중간에 나왔던 강간하려던 남자에게 엄마가 욕을 퍼붓던 장면이 참 통쾌하고 오래 마음에 남았다.. 

티캣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